막스 리카르트의 책을 읽는다. 그의 책 중에 가장 난해한 책인 <인간과 말>이다.
내 독서력을 의심해야 하는지 아니면 번역자를 비난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서문에  저자는  <인간과 말>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고 쓰여져 있다.  다행이었다. 안심이 되었기에.  그리고 이 책에는 아름다운 표현들이 너무 많다. 유혹적이다.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한다.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언어 없이 과연 살 수 있을까? 항상 상대방이 있어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도 가능하다. 내 안에 있는 나 자신과 이야를 할 수 있다.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선 언어의 선험성에 대 해 설명한다. 언어 이전, 이후의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언어의 기원, 존재, 진리, 구조등 다양하게 언어와 관련된 소재로 언어에 대해 알려준다.
선험성을 갖춘 언어는 치유력이 있다. 난 이래서 독서를 한다. 책을 읽으면서 힐링을 한다.
사람은 스르로 치유를 할 수다 없기에 그런 것이다.
 불멸은 유한하며 유한한 것은 불멸한다. 살아 있는 사람은 타인의 죽음을 살며, 죽은사람은 타인의 삶을 죽는다. - 헤라클레이토스, <단장>      


막스 리카르트  <인간과 말> 62p
언어 혹은 기호에 관한 작가 중에 가장 대중적인 작가가 롤랑 바르트인데 그 의 책은 종종 읽어서 바르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언어는 대중적이면서 자기 중심적이다. 표현을 내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말로서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말에 치장을 하기도 한다. 언어에 그런 것을 하면 상대방이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말에 연습을 해야 한다. 
인간은 말하는 존재가 아니라, 말해지는 존재다.

막스 리카르트  <앞의 책> 44p

난 예술을 좋아한다. 전시회, 극장, 음악회, 독서 등 좋아한다. 
노래는 잘 못하지만 그 노래의 가사가 좋으면 그 노래는 언제나 즐겨 듣는다.
특히 그 가수의 가사 전달력이 좋을 경우나 목소리가 좋으면 집중하게 된다.
노래가 인간에게 온다. 노래는 인간에게서 외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부로 흘러가는 것에 가깝다.


막스 리카르트  <앞의 책61p

언어가 음악의 침전물인 것보다 훨씬 더 이상으로, 음악은 언어의 승화물일 수 있다. (야콥 그린) 


막스 리카르트  <앞의 책61p

책 전체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5] 말과 빛 편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이 부분이

말의 슬픔은 빛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빛이  어둡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록 어둠이라도 빛으로 인해 환해질 수 있다는 것이 말의 위로이다. 거짓말의 빛은 스스로를 불태운다. 그 불은 빛이 있는 공간을 모두 활활 태우고 집어 삼킨다.


막스 리카르트  <앞의 책65p

이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가?




같이 보면 좋은 책들

롤랑바트르 <사랑의 단상> , <기호학>, <롤랑바르트의 롤랑바르트>



사랑의 단상 - 8점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동문선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 10점
롤랑 바르트 지음, 이상빈 옮김/동녘



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감각의 박물학 - 10점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작가정신
2015/07/11 11:06 2015/07/11 11:06
가까이 여자를 보면 먼저 가슴이 떨렸고, 볼은 이미 붉게 되고 떨린 음성으로 벌써 마음을 들켜버려 여자와도 교제를 잘 못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다른 이들보다 2년 늦게 대학생이 되었는데  전 학년이 참가한 연합 MT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2학년  한 여자선배, 그러니까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적은 선배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 선배는 3,4학년 선배들에게 인기 만점이어서 감히 가까이 가서 말 섞이기가 두려웠다. 난 소심했고, 마음을 들킬까봐...

하여튼 시간이 흘러  학교 근처 어느 선배 집에서 내 학번동기들과 그 여 선배와 다른 선배들과의 삼겹살 파티를 했는데 파티 도중 진실게임도 했고, 게임에서 이기면 소원 들어주기 등 재미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여선배가 내 동기와 게임 중 승자가 되어 소원을 말 할 차례가 왔다. 다들 그선배의 입에 집중을 했다. 하지만 난 그 선배의 눈을 보았다. 그 순간  그 선배의 눈도
나를 보았다. 

" 쟤랑 뽀뽀 하고 싶어."

그 '쟤'는 바로 나였다.

순간 취기때문일까? 아님 그 선배의 화끈한  표현일까? 난 또 빨간 얼굴로 되어 버렸다.
다들 엄청 놀란 듯 이번엔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뽀뽀해" , "뽀뽀해" 

이구동성 합창을 부른다.

그 선배가 나에게 다가오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아니 아니 

쿵닥쿵닥  심장이 떨렸다.

마침내 서로의 입술이 포개어 졌고 1분간 계속되었다. 시간이 느리게 갔는지 빨리 갔는지 모를 정도로 황홀했다.
그게 나의 첫 뽀뽀였다.

지난 시간은 슬픔도 주지만 잠시 행복한 감정을 떠오르게 한다. 
현재의 감정은 어디로 향할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  그 감정은 바로 나 자신의 것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장담할 수가 없다.
누구와 대화를 하면 즐거울 때도 있고, 지루하여 상대방의 얼굴보다 시선을 다른데 보거나 시계를 쳐다 본다.


"황금보다 더 놀라운 것이 무엇인가? " 하고 왕이 물었다.
"그것은 빛이다." 하고 뱀이 대답했다.
"빛 보다 더 생기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가? " 하고 다시 왕이 물었다.
"그것은 대화다" 하고 뱀이 대답했다.

괴테

막스 피카르트, <인간과 말 >  69p

난 솔직하게 내 이성에 대한 나의 감정을 표현을 못한다. 고백도 마찬가지.....
타고난 성격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화도 좋지만 나는 편지가 익숙하다. 부끄러움이 많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나....
누구보다 짝 사랑을 많이 경험(?)한 나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앙드레 고르의 <D에게 보낸 편지>는 저자 본인이 그의 부인에게 쓴 고백이다. 그리고 그의 편지이기도 하다.
그녀와 결혼 후 60년 넘게 살아온 그녀에게 쓴 마지막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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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고르와 도린 케어



앙드레 고르와 도린 케어의 첫 만남은 이랬다.
1947년 가을, 외로움이 가득한 고르는 스위스 로잔의 어느 카드 게임장에서 그녀를 처음 보고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녀 주변에는 항상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남자들이 있었는데 
그도 나처럼 '내가 넘볼 수 없는 여자'라고 생각을 했다. 한달 쯤 지난 겨울 날 지나가다 우연히 도린 케어를 보고 춤을 추러 가지 않겠냐 물었고 흔쾌히 응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외롭다'는 것과 '존재의 불확실성'

성장 배경이 서로 불우했기에  그 공통점으로 둘은 더 가까이 할 수 있었다. 
그 후 둘은 같이 있는 공간에서 늘 사랑을 나누었고 결혼을 결심한다.

비록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려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고르는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있지 못하고 비정규직으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고 그녀는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영어과외, 고르의 출판일을 도우거나 연극도 하였다.
둘 사이는 변함없이 좋았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였는데 바로 그의 책 <배반자>가 출판되고 나서 부터 둘 사이의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책에서 그녀를 그녀와 다르게 표현한 것. 그래서 그녀는 그가 변했다고 오해를 한다.

그는 그녀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젊은 날의 오만을 사죄하고, 당신은 내게 삶의 풍부함을 알게 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여기까지였다. 1983년 도린은 1974년에 허리디스크 수술 때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투여된 조영제의 부작용으로 거미막염이 걸린 것.
그 후로 시골에 거쳐를 옮기고 근검하게 살았고, 작품도 쓰면서 그녀를 돌보았다.

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오직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
우리는 둘 다,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 때도 둘이 함께하자고.


앙드레 고르 <D에게 보낸 편지> 6p


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

앙드레 고르  <같은 책>   89-90p

처음 만난지 60년만에, 결혼 후 58년만에 고르와 도린은 본인들의 집에서 주사를 맞은 뒤 동반 자살을 하여 삶을 완성하였다.
삶은 죽음으로 완성하는 것.

비록 지금 혼자서 초등학생 딸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누군가를 아직 사랑하고 싶은 꿈은 없어지지는 않았다.
지금은 고르처럼 죽을 때까지 한 여성을...사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서 나와요....나의 짝이여~


같이 보면 좋은 책 

 니콜라스 스파크스  <노트북>

 
2015/07/03 16:12 2015/07/03 16:12

아프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서재 2015/07/01 01:45 by 돌베개
사춘기 시절 좋아했던 여학생이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지는 모르지만 등하교길에 버스에서 종종 보곤 했다.  난 그만 그 여학생을 내 마음 속에 가득 채워 두었다.
만해 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에서의 "날카로운 첫 키스" 와 비교가 될 만큼 첫 눈에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 여학생이 멀리서 나에게로 가까이 오게 되면 얼굴이 서서히 홍시처럼  붉어지고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교복을 입은 것과 명찰 색깔을 보니 나보다 한 살 많은 것이 분명했다. 난 그녀에게 멋져보이고 싶었다. 머리는 스포츠머리임에도 무스를 엄청 발라 하늘로 향하게 했고, 교복도 매일 다림질하여 해군 복처럼 반듯하게 했다. 어느 날 그여학생과 가까이 할 기회가 드디어 왔다. 난 자주 비오지 않은 날씨에도 우산을 가지고 다녔는데 그 날도 휴대하고 갔었다. 정확히 기억하는데 5교시 지나서부터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결국 마지막 수업시간에 비가 쏟아졌다. 다른 아이들은 한 숨 쉬면서 나를 부러운 눈치로 보았다. 우산을 쓰고 집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30걸음 앞에 그녀가 있었는데 비를 맞으면서 뛰는 것이었다. 어디에서 나온 용기인지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뛰어가 같이 쓰고 말았다. 나의 얼굴을 보자 아는 눈치였다. 다행이었다. 다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건네고 그 날 이후 미리 시간 약속을 하고 등하교를 같이 했다.결국 내 여자친구가 되었다. 그 날 이후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행복한 나날이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헸다. 하지만 그녀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이별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난 좋아하는 이성이 더 있었으나 마음은 들키지 않았다.  자랄 수록 더 내성적이 되어 버렸고,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을 못했다. 이런 내 성격이 싫었다.

이동섭이 쓴 '파리로망스' 를 읽었을 때 약간 놀랐다. 저자 이동섭의 감성이 나와 일치 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것이 아니라 100% 일치했다. 어쩜 이리 똑같을 수가 있지?
그리고 옛 생각이 떠올랐다. 비록 헤어지는 이유가 다르더라도 말이다. 저자 이동섭은 일기 식으로 사랑했던 그녀와의 첫 만남부터 이별하기 까지의 과정을 독자에게 고백한다. 감출 수 있는 비밀이었는데 작가 이동섭은 숨김없이 독자에게 그녀와의 추억을 쏟아낸다. 

저자도 나와 같이 비가 오는 날에 그녀와 가까워 진 경험이 있었다. 어느 소나기가 내리는 날 저녁 그는 그녀를 만났는데 편의점에서 비닐 우산을 같이 썼는데 순간 그녀의 머리의 샴푸 향과 우유 향기가 우산 안으로  쏟아졌고, 어깨를 닿을 듯 말 듯 나란히 걷고 있었는데 차를 피하려고  옆으로 비켜 서는 동안 그들은 눈이 마추쳤고 첫 키스를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추억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녀를 잊기 위해 그녀와의 추억이 있던 프랑스 파리로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파리에 도착 후 그는 그녀와의 추억의 장소를 여기저기 다니면서 추억을 떠오른다. 
세익스피어 서점, 생쉴피스 성당, 카페 르 소르본, 몽마르트르, 튀일리 정원,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세느 강, 뱅센 숲 등 을 다니면서 말이다.

어느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서 그림을 한 방향으로 본 노부부를 보면서 그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별이란
함께했던 과거가 아닌,
함께하지 못할 미래의 상실이다.

그녀와 함께 가지 못할 
저 노부부의 시간

우리는 함께 늙어가지 못한다.  

 이동섭,  <파리 로망스>  52p
     
맞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같이 있는 것 만큼 행복한 것은 없겠지. 하지만 사랑은 어느 감정보다도 언제나 휘발성이 빠르다. 그 휘발이 사람에 따라 속도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저 노부부와 같이 인생을 거의 같이 살고 같이 늙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난 이미 한번 결혼을 했고  1년만에 이혼했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인생을 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좋아하는 이성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결혼에 대해 아니 재혼에 대해 덜컥 겁부터 났었다.

이동섭은 그녀와 만날 당시 결혼 할 약혼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와 운명적인 만남부터는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까지 온통 그녀를 위한 삶이었다. 
마침내 약혼자에게 이별 통보를 하고 만다. 책에서 언급했지만 사랑의 질량의 법칙이 적용이 되어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가 된다.  이동섭 저자도 마찬가지였고, 나도 그랬다. 약자에 속했던 것이었다. 주도권은 늘 그녀가 가졌다. 내가 더 사랑했으니까...그러니 이별에도 더 아팠던 것이었다.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이동섭, < 같은책>  134p

그러니 말이다. 내가 그녀에게 도대체 뭘 잘못해서...무슨 행동, 말을 잘못했기에 이별해야만 하는가? 
저자는 그녀와의 강렬하고 황홀한 연애를 하면서 사랑하는 사이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 발생이 되었다. 
그것도 우연히....그녀에게 나 아닌 다른 남자가 생긴 것.
책에서 그녀는 저자와 그 남자 사이에 많은 갈등을 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미 이동섭 저자는 알고 있었다. 이미 나에게서 떠났다는 것을

사랑이 두려운 것은 사랑이 깨지는 것보다도 사랑이 변하는 것이다.

니체

이 책을 다 읽고 옛 사랑과의 추억을 떠오려 본다.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 참 궁금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애의 감정이 예전 같지 않아 좀 씁쓸했다. 그리고 이 멜랑꼴리한 기분을 어찌해야 할지 한동안 고민하다가 박소란의 시처럼 그냥 이 기분을 한동안 유지하기로 했다. 

이대로 잠시 앓기로 했다.
단지 오늘만,
끝으로 보고 싶다 한마디가 몰고 온
이 하루의 고약한 병증

박소란, <통속적 하루>
2015/07/01 01:45 2015/07/01 01:45